2024. 4. 4
*해당 콘텐츠는 토일렛 페이퍼 클럽 김동현님께서 보내주신 화장실 의견을 계기로 작성되었습니다.


며칠 전 출근길에 마주한 안내문을 보고 문득 생각이 깊어졌습니다. <본 건물에는 개방 화장실이 없습니다>라는 이 문구는 제가 커피를 사려고 건물에 들어갈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에 커다랗게 붙어있었습니다.

커피를 사러 온 것이 아니라 이동 중에 급한 볼일이 생겨서 건물에 온 것이라면 이 빨간 글씨를 마주한 순간 어떤 기분일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화장실까지 들어가 봤지만 잠금장치가 있다면 더욱 절망적이겠죠. 여러 가지 이유로 화장실을 개방할 수 없다면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화장실 위치를 안내해 주면 덜 막막하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토일렛 페이퍼 클럽 플러시 편집장이 직접 찍은 개방 화장실 문구. ⓒ 토일렛 페이퍼 클럽
토일렛 페이퍼 클럽 플러시 편집장이 직접 찍은 개방 화장실 문구. ⓒ 토일렛 페이퍼 클럽
개방 화장실, 공중 화장실?
그럼 이 건물에는 없다는 ‘개방 화장실’은 어떤 곳이고 어디에 있을까요? 공중 화장실과는 다른 걸까요? 관련 법에 따르면 공중 화장실은 공중이 이용하도록 제공하기 위하여 설치한 화장실이고 개방 화장실이란 공중이 이용하도록 개방된 화장실 또는 시·군·구청장이 지정한 화장실을 말합니다.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공중 화장실은 그 목적 자체가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라면 개방 화장실은 그 건물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일반인들에게도 개방하는 화장실이라는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정부가 공중 화장실을 짓기 위해서는 땅도 필요하고 관리 인력도 별도로 필요하겠지만 이미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는 건물 측에서 화장실을 개방한다면 훨씬 효율적이겠죠. 이런 취지에서 지방자치단체들이 민간의 협조를 받아 개방 화장실을 지정, 관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건물 밖에 표시된 화장실 안내 표지. 이렇게 건물 외부에 화장실 안내 표지가 되어 있으면 손쉽게 개방 화장실을 찾을 수 있다. ⓒ 토일렛 페이퍼 클럽
건물 밖에 표시된 화장실 안내 표지. 이렇게 건물 외부에 화장실 안내 표지가 되어 있으면 손쉽게 개방 화장실을 찾을 수 있다. ⓒ 토일렛 페이퍼 클럽
체크해 보세요
우리 동네 화장실 접근성
그러고 보니 ‘개방 화장실’이라고 적힌 표지판을 본 기억은 있지만 어디였는지 쉽게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드문 기억입니다. 전국 화장실 현황 표를 보니 왜 그런지 알 것 같습니다. 제가 주로 생활하는 서울에는 개방 화장실이 총 1,778개소, 1개 구당 평균 71개소가 있습니다. 빌딩 숲인 서울에는 골목마다 수십 개의 건물이 있는데 그 건물 층마다 화장실이 하나씩만 있다고 가정해도 골목 하나에 있는 화장실 수는 금방 71개를 넘어서겠죠. 골목 하나에 있을 법한 화장실이 구 전체에 흩어져있으니 쉽게 찾기 어려운 건 당연한 것 같습니다.

구별로 차이도 매우 컸습니다. 가장 수가 적은 중랑구는 7개소, 강남구는 246개소로 무려 35배* 차이가 납니다. 전국 현황**을 보면 세종 54개소, 울산이 93개소로 적은 편이고 서울과 부산이 각각 1,778개소, 1,523개소로 상대적으로 개방 화장실이 많은 지역이었습니다. 공원에서 놀다가, 바깥에서 볼 일을 보다가 화장실을 마음 편히 갈 수 있느냐 없느냐는 지역별로 이렇게 큰 차이가 납니다. 특히 배달업에 종사하거나 여러 곳을 이동하며 일해야 하는 분들에게는 공중 화장실, 개방 화장실이 곧 직장 화장실일 텐데요. 화장실 접근성은 근무 환경을 좌우하는 문제이자 삶의 질과 곧바로 연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지자체별로 개방 화장실을 늘리고 위생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있지만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민간에서 화장실을 개방했다가도 관리비 부담이 커지거나 일부 이용객들의 부주의한 사용으로 파손이 되는 경우, 안전을 확보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낄 때 개방 화장실 지정을 취소하는 사례가 많다고 합니다. 개방 화장실이 더 확대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책임감 있는 이용이 필수적입니다.

*서울시 공중화장실 현황. 출처: 서울특별시
 **
전국 공중화장실 현황. 출처: 행정안전부
이미지 생성 AI가 만든 <어서오세요>라고 적힌 화장실 모습.
이미지 생성 AI가 만든 <어서오세요>라고 적힌 화장실 모습.
유엔은 도시의 공간, 서비스 등에 공정하게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 17개 중 11번 목표는 <지속가능한 도시와 주거지 조성>입니다. 모든 시민이 차별 없이 기본 서비스(안전한 식수, 위생, 문화, 통신 등)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화장실 걱정 없이 마음껏 일하고, 쉬고, 놀 수 있는 마을과 도시에서 사는 것은 우리 모두의 권리입니다. 우리 동네에는 개방 화장실이 몇 개인지 확인해 보고 더 많은 개방 화장실이 생겨나도록 목소리를 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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